체코 여자 축구계를 대표하던 지도자의 충격적인 범죄 사실이 드러나면서 선수 보호 시스템의 허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체코의 축구 지도자 페트르 블라초프스키다. 그는 체코 명문 구단 1. FC 슬로바츠코 여자팀을 이끌며 자국에서 최고의 여성 축구 지도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의 명성 뒤에는 오랜 기간 이어진 범죄 행각이 숨겨져 있었다. 조사 결과 블라초프스키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약 5년 동안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선수들을 불법 촬영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그의 범행은 주로 훈련 전후나 경기 이후 라커룸에서 이루어졌다. 선수들이 샤워를 하거나 옷을 갈아입는 상황을 노려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가운데에는 17세 미성년 선수도 포함된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더했다.
이 사건은 2023년 경찰 체포 이후 세상에 알려졌다. 해외 매체 보도에 따르면 피해 선수들은 사건 이후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겪고 있다. 일부는 구토 증상을 보이거나 팀을 떠났으며, 현재까지도 심리 치료를 받는 등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법원의 처벌 수위는 피해자들이 느끼는 고통에 비해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체코 법원은 2025년 5월 블라초프스키에게 집행유예 1년과 체코 내 코칭 금지 5년을 선고했다. 또한 피해 선수 13명에게 각각 2만 코루나(약 140만 원)의 배상금 지급을 명령했다.
이와 함께 그의 개인 컴퓨터에서 아동 음란물 자료를 보관한 혐의도 인정돼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문제는 징계의 범위가 체코 국내로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현재 처벌 내용상 그는 다른 국가에서 지도자로 활동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체코축구협회 역시 해당 인물이 협회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추가 징계를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피해 선수들의 상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피해자 중 한 명인 크리스티나 얀쿠는 인터뷰에서 사건 이후 일상생활에서도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어디를 가든 경계심을 놓을 수 없고 탈의할 때도 몸을 숨기게 된다”며 평생 지워지지 않을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얀쿠는 또한 블라초프스키가 다시는 지도자로 복귀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이 사건을 심각한 인권 침해이자 성적 학대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축구연맹(FIFA)에 해당 지도자에 대한 전 세계 축구계 영구 제명 조치를 요구하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